돈이 없는데 왜 집을 사야해요?

“이사님, 저 곧 장가갑니다!”
“축하한다.”
“집은?”
“전세 알아보고 있어요. 돈이 없으니까요.”

그 말에 젓가락이 멈췄다. 돈이 없다.. 그건 조금 다르다. 똑똑하고 실적도 좋은 후배다. 정확히 말하자면, ‘살고 싶은 집’을 살 돈이 없는 거다. ‘살 집’이 아니라 ‘보여줄 집’을 찾고 있는 건 아닐까.

당신도 이 글을 보며 생각했을 거다. “그래, 말은 쉽지. 결국 돈이 문제잖아.” 맞다. 누구나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나는 결론부터 말하겠다. 가능하다면 내집마련을 권한다. 다만, 언제, 무엇을, 왜 사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모르면 위험하지만, 알면 기회다. 그게 자본주의의 룰이다. 남 탓이 아니라, 판단의 문제다. 쉽게 조언할 수 없는 그것. 그것을 조심스레 돕고자 한다.

“누가 몰라요? 돈이 없어요.”

그 말, 너무 잘 안다. 하지만 잠깐 솔직해져보자. 진짜 돈이 없는 걸까? 아니면 남들이 부러워할 집을 사고 싶은 걸까. 우리 사회는 ‘비교’가 문화다. 성공은 보여지는 걸로 평가받는다. 집도 그렇다. 인스타의 집, 유튜브의 인테리어, 드라마 속 전경. 그게 내 기준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시작도 못 하는 거다.

비교가 만든 착시 속의 한국사회

존경하는 스승님이 이런 말을 했다. “한국에서 집들이 할 수 있는 집만이 유효공급이다.” 즉, ‘보여줄 수 있는 집’만이 진짜 집이 된 사회다. 나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그리고 내 가정의 재무부장관님은 이렇게 말했다. “방 셋 전세가 방 둘 자가보다 낫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하지만 그 말에는 함정이 있다. 그 ‘전세’는 언제까지 내 것이 아니다.
‘방 둘 자가’는 오늘은 작아도 내일의 자산이 된다.

꼰대 형들은 말한다. “라떼는 반지하에서 시작했어.” 그 말,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땐 세상이 달랐다. 그 시절은 한국이 아직 개발도상국이었다. 반지하 빌라에서 집들이를 해도 부끄럽지 않았다. 다들 그렇게 시작했고, 누구도 비교하지 않았다. 성공의 기준이 ‘보여줌’이 아니라 ‘살아냄’이었다. 물가가 오른 게 문제가 아니다. 비교의 기준이 달라진 게 문제다.

“그럼 어쩌라고요?”

좋다, 정답을 찾아보자. 당신이 계속 보여지는 삶을 원한다면 창업하라. 코인에 올인하라. 몇백억 벌고 반포에 집 사고 람보르기니를 타라. 그게 아니라면, 현실의 질서 안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회사에서 성장하고, 가족을 꾸리고, 조용히 자신만의 부를 쌓는 길. 그건 허세로는 안 된다.

‘보여주는 집’이 아니라 ‘살아지는 집’

집은 무대가 아니다. 사진이 아닌 삶이 쌓이는 곳이다. 가족의 대화, 하루의 피로, 아이의 웃음. 그게 자산이다. 살고 싶은 집보다, 살 수 있는 집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 집이 당신의 부의 출발점이다. 그 집은 남이 아닌 당신의 기준으로 결정된다. 비교를 멈추면 보인다. 당신에게 필요한 ‘진짜 집’이.

나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거주에 의미가 없다면, 금융자산에 올인하라.” 지방의 초저가 원룸, 고시원, 괜찮다. 대신 절대 허투루 살지 말아라. 모은 돈을 공부하고 투자하라. 그것도 하나의 현명한 길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지낼 공간, 하루의 피로를 풀 공간, 가정을 이룰 공간이 필요하다면, 그땐 ‘집’이 아니라 ‘삶의 베이스캠프’를 사는 거다.

직장인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직장인은 하루 대부분을 회사에 바친다. 그 하루의 끝에, 돌아갈 ‘내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곳에서 회복하고 다시 출근한다. 이 단순한 순환이 삶의 질을 만든다. 그게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 인프라’다. 내집은 사치가 아니라 생산의 기반이다. 그 기반이 흔들리면 마음도 흔들린다. 그래서 직장인은 집을 사야 한다. ‘부의 시작’이자 ‘마음의 회복 장소’니까.

진심으로, 허세 없이 시작하자

나도 이미 꼰대 나이다. 오랜시간 시장 속에서 버틴 직장인이다. 이 일을 하며 본 건 단 하나다. 집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돈이 부족하다고 멈추지 말자. 대출이 두렵다고 포기하지 말자. 지혜롭게 판단하고, 현실적으로 접근하면 된다. 허세 없이, 정직하게. 그게 진짜 시작이다.

“집을 사는 게 아니라,
가족의 기초를 세우는 일이다.”

기꺼이 돕겠다. 지금의 당신이 언젠가 후배에게 말할 수 있게, “그때 시작하길 참 잘했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