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의에 2000만원 쓰고 한 결심

 

2018년 신혼을 즐기고 있었다. 아내가 침대에 누워 핸드폰 화면을 보여준다. “여보 이거봐봐. 이런게 있어.” 부동산 카페였다. 우리는 당시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10년후 분양 받을 수 있는 분납임대였다. 부동산을 사고 파는것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첫째 아이를 임신중이였다. “우리 아이에게 남들만큼 해줘야돼.” 우리 부부는 그 날로 카페에 가입했다. 치열한 댓글을 뚫고 부동상 강의 신청을 성공했다.

200석의 자리에 사람들이 꽉 차있다. PPT앞에선 강사는 작은 나라의 왕과 다름 없었다. 나는 그의 말 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강사는 5주간의 부동산 강의를 끝마치고 집을 사라고 했다. 우리는 강사의 말을 듣지 않았다. 2주차 때 한 채, 5주차 때 한 채를 매수했다. 직접 공사도 해보고, 가스 누수 때문에 죽을뻔도 해보고, 햄머드릴이 배관을 뚫어서 밑에집 도배도 해줬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겁도 없었다. 그 후에도 수 년간 투자를 하고 강의도 듣고 있다. 7년간 보수적으로 2000만원 이상의 강의비를 썼다. 동시에 수도권 200곳의 도시에 임장했다. 1000곳의 아파트를 분석했다. 재건축, 재개발에 관심이 생겼다. 정비사업전문관리사 자격증을 땄다. 부동산 산업의 실무자들과 경쟁해서 수석을 차지했다. 소위 노른자라 불리는 지역을 돌려 임장강의도 할 수 있었다.

 

이런 내가 느끼는게 뭔지 아는가? 강사들은 자신의 성공 사례를 최고의 방법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경험이 있다. 자신의 말대로 하면 부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보는건 시장의 매우 일부분이다. 다른 시기에는 따라한다고 이룰 수 없다. 원리를 파악하지 못한 경험은 일반화의 오류일 뿐이다. 물론 그들은 우리를 속이려는게 아니다. 그들도 스스로의 성공에 속고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상승장에 작은 갭으로 여러채를 산 사람이 가장 큰 수익률을 맛보았다. 1000만원으로 2000만원~5000만원을 만든다. 200%~500%의 수익률이다. 워렌 버핏이 우습다. 시장이 좋았는데 실력이 좋았다고 착각한다.

언제나 그 날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강사를 맹신한 많은 사람들이 값을 치룬다. 나도 그랬다. 금리인상과 더불어 2021년 대출규제와 2022년 레고랜드 사태가 터졌다. 부동산은 추락하기 시작한다. 다행히 나는 문재인 정권의 대출규제 덕분에 2018년에 산 물건들을 정리했다. 당시에는 시장을 이기려 한다며 욕했다. 내 다주택자 포지션을 정리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엄청난 손해를 봤을 것이다. 위험한지도 몰랐다. 사지에서 살아돌아와서 드는 생각은 하나이다. “감사할뿐이다.” 나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노력은 다른 분야에서는 득이 된다. 투자에서는 다르다. 만약 규제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다른 분야에서는 열정이 성공의 열쇠일지 모르지만, 투자에서는 열정이 거의 틀림없이 재앙을 부른다.” 라고 했다. 나는 재앙 앞에서 정부에 의해 구원받았다.

갭투자의 본질은 고레버리지 투자이다. 대출은 수익뿐 아니라 손실도 증폭시킨다. 단 한번의 위험은 모든걸 앗아간다. 전세도 대출이다. 이자를 내지 않을 뿐이다. 이자를 안내면 좋은거 아니냐고? 입주물량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고? 이자가 0이라도 상환하지 못하면 파산이다. 다주택자가 망하는 이유는 역전세 맞아서이다. 위험은 예측 가능한 경우의 수 를 제외하고 남은 것을 말한다. 위험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병신같은 국회의원이 지방채를 안 갚겠다고 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100%이상의 수익률에 눈이 돌았다. 인생이 담보 잡힌줄 나는 몰랐다.

나는 운이 좋다. 내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졌다. 경험도 했고 돈도 벌었다. 가슴속에 사명이 생겼다.

“운이 없어도 부자가 되는 법을 찾았다. 내 지식과 경험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나와 같은 청년들 혹은 신혼부부들이 있다. 아직도 부동산 강의를 듣고 갭투자를 하고 있다. 대안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그저 저명한 강사의 말이 정답이다. 그들이 말대로 하면 부자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부터 늘 그래왔다. 어른들 말을 잘 듣기만 하면 칭찬받고 인정 받았다. 이건 정답이 아니다. 나는 사명을 위해 살겠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진실이 아닌 것에 고통 받지 않기를 바란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이상 우리는 무조건 부자로 죽을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아쉬운 소리 하지 않을 수 있다. 돈 보다 중요한 나와 사랑하는 사람을 걸지 않고도 말이다.

이제 곧 BBH를 론칭할 것이다. 부동산 강의를 듣고 매수 계획이 있다면, BBH에 방문해서 칼럼을 읽어라. 내가 쉽고 도움되는 글들을 써 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