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님이 알아야 할 부동산 통계 시리즈 – 인구, 세대, 그리고 혼인건수

재개발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요즈음 다들 마음에 큰 근심이 있는 분야가 바로 인구 감소일 것이다.

예전 일본이 그렇다더라 라는 이야기를 넘어, 인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 진입 속도와 낮은 출산율에서 연구의 대상이 되는 국가라고도 한다. 이웃나라 일본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출산율은 기사로 접할 때 마다 전국민이 근심 속에 있다고 하겠다.

재개발 재건축의 입장에서는 어떠할까? 기본적으로 재개발 재건축 역시 주택에 대한 공급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기에, 주택의 수요자로서 인구와 세대에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사실,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인구 감소가 이슈가 될 필요가 없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국가였다. 하지만 매월 주택시장 관련 통계를 분석해온 필자가 국가통계포털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2019년 11월, 우리나라 국민의 인구수가 가장 정점을 찍고, 그 뒤로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물론 이와 무관하게 “세대수”의 경우 여러가지 이유로 통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주택의 수요가 매우 강한 환경은 아님을 모두가 알고 있다. 특히 지금처럼 급속도로 아이들이 줄어드는 시기라면, 그 아이들이 성장하여 주택의 수요자가 될 시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재개발 재건축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주택시장의 기본적인 수요인 인구와 세대의 통계에 관해 알아보자.

KOSIS(국가통계포털)의 가장 최근 전국기준 인구수, 세대수, 혼인건수 합계 최근 자료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통계를 바라보면서 그 순간의 정확한 수치의 의미보다는 시계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그 흐름이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고찰이 중요하다.

인구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9년 11월 이후 건국이래 처음으로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재개발, 재건축이라는 주택 공급 사업을 시행하는 우리 입장에서 다소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결과적으로 세대당 인구수가 줄어드는 과정에 있어 인구 감소에 불구하고 주택의 수요자로 볼 수 있는 세대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 이겠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결혼하는 시기에 직접적인 주택의 전세 혹은 매매 수요가 이루어진 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지속적으로 혼인 건수가 하락 추세에 있다는 것은 재개발 재건축의 수요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여지도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전통적으로 주택시장을 논하면서 주택시장의 “수요”에 해당하는 인구, 세대, 혼인 건수는 그다지 관심의 요소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인구, 세대, 혼인건수의 경우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에 따라 급변하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느끼는 주택가격의 상승과 하락은 수요는 비교적 안정적이나 “공급” 의 변동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이해하는 것이 시장을 이해하는데 더 적합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구 통계는, 출생률은 이와 관련하여서도 과거와 다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필자는 상승론자도 아니고 하락론자도 아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감정평가사라는 직업을 수행하면서 알게 된 것은 주택가격은 오르기도, 내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 오르고 내리는 데에는 생각보다 합리적인 이유들이 있었다. 또한 오랜 시간동안 필자의 전문분야인 많은 부동산 개발사업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필자의 시장에 관한 예측이 예상대로 진행된 적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험도 무수히 많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늘 시장을 겸손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상승과 하락의 요소들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통계 취합 이래 처음 맞이하는 인구 감소, 특히 낮은 출산율로 인한 신생아의 인구 감소는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마음을 갖게 한다. 통계 자체보다, 그 통계의 시계열적 흐름을 보게 되면 “반드시 도래할 미래” 에 대해 알게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처음으로 맞이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의 시대이자 동시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주택 수요 감소 시대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의 시대는 88올림픽 이후 높은 국가 성장률과 도시화로 인한 200만호 건설 정책 등으로 집중적으로 지어진 공동주택이 동시에 재건축 연한에 들어가는 처음 맞이하는 시기를 말한다. 이는 막대한 수량의 주택이 동시에 멸실이 예정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비혼 문화와 낮은 출생률로 인한 수요 감소의 시대 이기도 하다.

​과연 주택시장에 어느쪽이 강하게 작용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필자의 경험상, 시장은 싸워서 정복할 대상이 아니다. 궂이 시장에 관한 예측 중 어느 한 쪽에 강한 배팅은 장기간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의 시장이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 항상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그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어떤 요소들인지, 과거와 지금의 시장은 어떻게 다른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그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시장을 대하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인구의 감소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매우 가슴아픈 이야기지만, 함께 일어날 대규모 주택의 멸실도 함께 지켜봐야 할 중요한 이벤트이다. 재개발 재건축을 수행하는 주체라면 늘 이처럼 시장에 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것이 올바른 신호인지 고민하며 사업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재민 약력

현 중앙감정평가법인 이사

전 농협 감정평가전문가 과정 강사

전 건설산업연구원 자산운용전문인력 강사

현 중앙감정평가법인 본사 심사역

현 1기신도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자문위원

현 인천연구원 자문위원

출처 : 파이낸셜리뷰(http://www.financialreview.co.kr)